통번역대학원 입시

2024학년도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불번역과 합격 수기 - 신*인

작성자 신*인

작성일 2023.12.14

조회수 401

안녕하세요, 이번 2024학년도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불번역 전공에 합격한 신*인입니다. 이 글을 쓸 수 있게 해주신 선생님들께 제일 먼저 감사인사 드립니다. 저는 재수를 했는데요. 두 해의 학업 여정이 담긴 것이라 나름의 성장기라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면이 있길 바랍니다.


0. 입시전


예대 입시 준비를 하다가 언어에 대한 관심과 예술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불문과에 입학하게 됐습니다. 학부 땐 사실 불어에 대한 깊은 고민이 없었는데요. 여행에서 불어를 쓰다보니 재밌어졌습니다. 리옹 버스 티켓을 사기 위해 불어로 말하는데 직원이 영어로 말하는 걸 인종차별이라 생각도 못하고 발음이..안 좋나? 하면서 직원은 영어 쓰고 전 꿋꿋하게 불어로 말했던 기억이 나네요. ㅋㅋ 교환학생도 사실은 집으로부터의 도피 + 놀려고 간 거였는데 프랑스에서 지내다보니 계속 살고 싶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2020년 건축 유학 준비를 위한 델프 B2 취득을 목표로 본격적인 불어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유학이 제가 원했던 건 아니란 생각이 들었고 일을하게 됐는데 이때 향후 진로와 꿈꾸는 삶에 대한 고민을 하다 저는 제가 발전하는 일, 공부를 하는 게 좋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흩어져있던 꿈들이 통대 공부를 통해 펼쳐질 것 같은 기대감도 들었습니다.


1. 수업 및 공부방법 (2022/2023 비교)


2022년 3-6월 시작반
2022년 7월 실전반 + 작문반 인강
2022년 8-10월 이대반(번역학과 1지망)


2023년 1-7월 작문반 (온라인)
2023년 5월 시작반, 6-7월 실전반
2023년 8-10월 이대반(번역학과 1지망)


+ 프렌치마스터 고급어휘 1-3탄, 중급시사작문1-3탄, 시사독해4탄, 달프 C1 듣기, 슬아쌤 문법 오디오 수업(중/고급)


1) 시작반



작년 첫 시험을 준비할 때 제 실력은 너무나 부족했는데요. 그럼에도 하나하나 배울 때, 배경지식을 쌓을 때, 매 순간이 재밌었습니다. B2 취득은 했었으나 이때 객관적인 실력은 B1+ 였던 거 같습니다. 문제와 답이 있는 독해 문제야 답을 찾으면 되니 얼추 이해만 하면 되는데 입시 공부는 제가 이해한 만큼 발화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단어들을 다 찾는다고 이해했다고 할 수 없었습니다. 선생님들이 한국어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는 게 이 뜻이구나 싶었습니다.



2022년 2월 코로나에 걸려 인강으로 수업을 듣고, 3월부터 학원에 갔는데 이런! 내가 뭔갈 하고 싶어도 들려야 할 수 있구나. 그런데 사람들은 지지직 거리는 프랑스어도 다 알아듣는구나! 충격이었습니다. 그래서 시작반 때는 문장구역을 미리 올려주시니 문장구역 공부를 하고 해당 주제에 대한 1jour 1actu 영상과 유튜브 영상들로 귀를 열려 했습니다. 물론, 단기간에 되진 않아 수업 때 마이크가 내게 올까 두려웠습니다. 어느 날은 들렸는데 연습이 부족한 상태라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6월부터 실전반 대비를 하며 금요일마다 모의고사를 봤는데 이때 제가 불작을 해본 게 델프 시험이 마지막이니 문장 만드는데도 오래 걸렸고, 그마저도 아주 기본적인 표현들로만 몇 줄을 채웠습니다. 그러나 미숙쌤이 모두에게 말했던 시험 땐 분량 다 채운단 말이 제게도 해당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가끔 이런 아무 것도 모름이 도움이 되는 거 같아요. 낙담하지 않으니까요. ㅎㅎ


올해엔 확실히 재수라고 좀 달랐습니다. 그제야 다들 작년에 이런 상태이거나 이거보다 더 잘하는 실력으로 수업 준비를 했구나, 싶었습니다. 수업 때 갖는 부담 자체가 달랐습니다. ㅠㅠ 제가 작년에 얼마나 부족했던 건지 새삼 또 깨달았고요. 이땐 작년에 텍스트를 이해하느라 하다 만 단어정리를 제대로 하리다! 란 마음으로 열심히 했습니다. 긍정적으로 임했던 거 같아요. 작년보다 늘었어! 복습하는 시간이 줄었어! 오 나 이 단어 알아!


그러나 작년부터 편찮으셨던 외할머니의 병간호를 위해 엄마가 순천을 오가고 계시는 상황이라 제가 집에서 늦둥이 동생(10살)을 보며 집안일을 케어해야 했습니다. -자취하며 공부하시는 분들 모두 존경합니다.- 겨우 집안일 다 하면 곧 동생이 와서 말도 들어줘야 하고, 휴대폰 사용도 신경 써줘야 하고, 자기 전엔 옆에도 같이 누워줘야 했습니다. 그래서 학원에 가지 못했는데, 4-5월엔 학원엔 가서 연습해야 할 거 같아 줌 수업을 들었습니다. 이 마저도 주말엔 저도 순천으로 병간호를 가야해서 수요일 수업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는 사실, 작년에 수업을 들었었고 혼자 공부하는 법을 익혀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2) 시작반 번역과제



미숙쌤이 매주 번역 과제를 주시는데요. 작년에 이어 번역과를 희망하기 때문에 올해는 최대한 단어를 찾지 않고 적었습니다. 시간도 60분 내에 하려고 했습니다. 줌 수업을 들으니 선생님께 pdf 로 보내면 선생님이 채점해주시고 짧은 피드백도 해주셔서 눈에 티나지 않는 공부의 척도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꼭! 과제를 열심히 제출하여 선생님이 본인의 실력을 가늠하고 비교해볼 수 있게 하시면 좋겠습니다.


3) 실전반



시작반이 문장구역과 관련 주제로 통역을 했다면 실전반에선 미숙쌤 수업 땐 문장구역/듣기/통역, 슬아쌤 수업 땐 불한/한불 통역만 하는데요. 슬아쌤 수업 때 다른 분들의 통역을 많이 들어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2022년엔 마이크가 오면 뒤로 넘기며 사람들의 통역을 듣고 선생님의 피드백을 배우는 것만으로 만족했는데 2023년엔 집안 사정상 수업을 듣지 못해 인강으로나마 통역 연습을 했습니다.


4) 작문반



작년엔 시작반 수업 복습하는 것도 벅차 인풋 용으로 (작문반 수업 들어보고 싶어서) 인강으로만 들었는데요. 초반엔 당연, 번역을 쓰지 못했습니다. 어휘/문장구조 만들기 등에 어려움이 있었거든요. (머쓱) 하지만 필기를 열심히 해서 복습을 여러번 했습니다. 아래 좀 더 구체적으로 쓰겠습니다. 그리고 5월 정도 되어 본격적으로 이대 번역학과를 정한 후 몇 번 제출하긴 했는데 50분에 맞추어 한 것이 아니라 8월에 들어가서 시간 내에 번역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번역학과를 희망하신다면 실전반 수준이라지만 수업을 따라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8월을 기점으로 작문반 전년도 것이든, 올해 것이든 스터디나 본인 개인 공부로 한 번은 건드리게 될텐데 초반에 들어두면 괜히 든든해지는 게 있습니다.


올해는 1월부터 개강하여 초반엔 오프라인/온라인 수업을 병행하다 봄부터 아예 온라인 수업으로만 들었는데요. 모범답안 리딩을 해주실 때 필기를 열심히 하고, 문장구역을 할 때 제가 혼자 포즈를 누르고 해보고, 학생 분과 선생님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이렇게 하니까 강의 수강 시간이 2배로 늘었습니다. 선생님이 설명해주신 걸 다 적었는데 그래야만 단어를 찾아서 이해되지 않는 구문이나 앞뒤 맥락에 따른 문장을 이해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슬아쌤의 표현과 설명, 문장구역 텍스트들에 매번 감탄하며 다 이해하고자 노력하려했습니다.



모범답안/문장구역 파트를 다 듣고 약 10분간 문장구역 복습을 한 다음 번역을 했는데요. 다행히 작년 이대반/스터디를 하며 시간 내에 쓰는 연습이 되어 분량 채우기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단, 올해도 작문반 번역이 어렵다고 느껴져서 잘하고 있는 게 맞나? 란 생각이 스물스물 들었습니다. 올해가 어려운 편이라고 누가 그러긴 했는데 개인 만족감은 별개더라고요. 그래서 이때 오히려 옛날 분량 짧은 작문반 자료를 번역하였습니다. 50분 내에 번역하고 모범답안과 표현, 동사들을 보며 선생님과 쓴 것을 비교하고 저 나름의 성취감/만족감을 높이기 노력했던 거 같습니다.



이때 구글독스를 잘 이용했는데요. 2019년 작문반, 미숙쌤 과제, 2020년 작문반..등등 파일을 만들어 하나의 파일에 번역한 것들을 타이핑해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구글 독스가 걸러줘 체크하였고 첨삭 받은 내용들을 메모해두어 보기 좋게 하였습니다. 다른 첨삭서비스도 이용하였는데 밑에 스터디에서 덧붙이겠습니다.



그리고 전 아날로그/디지털 파를 오가는지라, 손으로 써야 기억에 남아서 프린트를 다 해서 필기한 후 이동시 보기 좋게 아이패드에 또 복습하면서 필기를 정리하였습니다.



저는 학교와 과를 먼저 선택한 상태였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전년도 작문반 자료를 많이 봤는데요. 단어정리를 할 때 작문반에서 겹치는 큰 주제(교육/k문화/세대 등..)별로 엮어 했습니다. 그럼 똑같은 단어여도 해마다 선생님이 모범답안에 담은 단어가 달라 추가 단어들을 알 수 있었습니다.


5) 이대반



2022년 이대반이 시작되고 50분 번역을 처음 해봤는데, 8월엔 1/2-2/3만 썼습니다. 그 마저도 아주 기본적인 문장들과 단어들로 채웠고, 한국어에 대응하는 어휘들을 몰라 문단을 써내지 못한 적도 있었습니다. 객관적으로 보면 주제 공부할 때가 아니라 기본 단어를 공부할 때였는데 실전공부를 주로하면서 부족한 걸 채우다보면 되지 않을까? 하고 이것저것 하느라 바빴던 거 같습니다. 혹시 본인의 실력이 의심되는 분이시라면 12-2월 사이에 기본 어휘/동사/문장구조/문법을 복습하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9월부터 얼추 다 쓰긴 했는데 뭐. 그냥 그랬습니다. 빨간색이 줄어들고 있어! 분량이 늘고 있어! 하고 자기 만족감에 집중했던 거 같습니다. 추석 때부터 마음이 잘 맞는 동생과 언니와 줌을 하게 되어 공부량이 확 늘고, 자극을 받아 어휘 암기, 번역 양이 늘었는데. 이 시간들이 올해 공부하는데 기본 바탕이 되어주었던 거 같아요. 정신적 지지도 많이 해주어서 결과와 상관없이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 점에 감사하며 지냈습니다. 저도 작년에 말하고 싶었는데 언니들이랑 집 가는 길이 너무 좋았고 늘 응원해준 쟈드 고맙습니다. (올해엔 지하철 타고 집 가는데 쓸쓸해서 언니들 생각이 더 났습니다.)


2023년 이대반이 시작되고 텍스트 이해도와 번역하는 정도가 작년과 비교하여 제 눈에도 는 게 보였습니다. 나 열심히 해왔구나! 첨삭을 받기 전 선생님의 모범답안을 보면 내가 잘 썼나, 못 썼나 가늠할 수 있었는데 어느 날은 엄청 흔들리고 모르겄다! 싶었는데도 비슷한 표현이 있으면 기대하곤 했습니다. 이대반 전까지만해도 상대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췄는데 시험이 다가올수록 절대적인 성장의 여부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내 실력, 노력에 따라 결과가 나타나는 거지 선생님한테 여쭤본들. 이라 생각하며 살아왔는데도 올해는 선생님께 “저 붙을 수 있을까요?” 라고 여러 번 여쭤본 거 같습니다. ㅜㅜㅜㅜ 죄송해요 슬아쌤. 선생님이 말씀해주셨듯 번역과 통역이란 평생 해야하는 공부이기에 입시를 한 번 더 본들 공부의 연장선이며 그 시간이 무의미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럼에도 저의 반복되던 1년 미루기를 스스로 멈추고 싶었던 거 같습니다. 정말 머리와 마음이 따로 움직여서 저도 혼란스러웠습니다.



부족하단 생각이 늘 머리를 지배해 공부하다 힘들면 누워있을 지언정 좋아하는 독서, 그림그리기 등에 에너지를 조금이라도 쏟지 못했습니다. 저를 위한 시간과 공부 시간을 함께 병행해야했는데 산책과 멍때리기 외에 시간을 가질 수 없었습니다. 여러분은 꼭..자신을 위한 시간(유튜브 보는 시간 빼고)을 조금이라도 가지시길 바랍니다!


2. 스터디 및 공부방법


1) 줌 스터디



연초엔 작년 같이 공부했던 친한 언니와 줌을 켜고 공부를 했는데 이때 문법과 작문반 문장구조와 표현을 위주로 공부했습니다. 전 집에서 주로 공부했기 때문에 언니가 학교 다녀오거나 주말에 공부할 때면 같이 줌을 켰던 거 같습니다. 그러다 8월 이대반 추석 때부턴 학원 언니1과 동생1과 줌을 했는데요. 많이 움직이고, 종종 카메라를 끄고 침대에 널부러져 있긴 하지만 곧 컴백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어 책상에 오래 앉아 있게 해주었습니다.


2) 이대 칼럼 스터디



미숙쌤이 7월 상담 때 말씀해주신 대로 이대반 스터디 방을 만들어서 A조/B조로 나눠 각 주마다 제공자가 한불/불한 텍스트와 모범답안을 공유해주었고 수업이 있는 날마다 한불/불한을 번갈아 했습니다. 각자 당일에 번역을 하고 다음날까지 각자 첨삭을 하여 구글독스에 공유하였습니다. 전 이때 제가 모범답안 만드는 주가 아니면, 저희 조원이 만든 칼럼도 번역해보았습니다. 불한 번역의 경우 한 문장을 보고 어떻게 해석했는지, 이건 무엇인지 상의하는 재미도 있었지만 자신만의 모범답안을 작성하여 올리니 한국어 발화의 차이를 느끼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그러나 추석 전에 알고 있는 걸 제대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스터디를 중단하였습니다.



2022년도엔 3-4명이 한 조를 이루어 각 조마다 스터디 방식을 정해 진행했었는데요. 저희 조는 3명 인원으로 학원 수업이 없는 수, 금 주2회 오프라인 스터디를 했었습니다. 수요일은 작문반, 금요일은 기출을 100분에 맞추어 작성하였습니다. 시험 시간과 비슷한 11시-12:40까지 스터디를 진행한 후 당일 타이핑하여 서로의 것을 첨삭해주는 식으로 했었는데 시간은 오래 걸리긴 했지만 이 과정에서 많은 공부를 했던 거 같습니다. 어색한 표현이나 제가 알고 있던 뜻과 다르게 쓰이는 것 같은 경우 검색해보며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주말에 각자의 모범답안을 다시 올렸었습니다.


3) 주말 스터디



이대반 칼럼 스터디가 100분내에 1세트를 하는 것이 아닌 50분씩 불한/한불을 번갈아 하는 식이었다보니 한 분이 100분 내에 쓰는 연습을 하고 싶다며 작문반 전년도 자료로 번역 후 사진으로 공유할 스터디를 모집한단 글을 단톡에 올렸습니다. 총 3명이 추석전까지 약 10세트를 진행하였는데 100분을 재고 연습하는 건 매우 중요한 거 같습니다.


4) 첨삭 서비스



집안 사정상 학원 수업은 못 나가고, 작문반은 주1회 첨삭이라 더 번역하고, 첨삭을 받고 싶어 찾던 중 원어민 작문 첨삭 서비스를 알고 이용했는데요. 번역 첨삭 서비스라기보다 델프 단어수에 맞추어 제가 자유 작문을 하면 첨삭해주는 식이었습니다. 과거 작문반 자료는 분량이 짧아서 주제1개당 불어로 280자 내로 나와 주3회씩 꾸준히 번역하고 첨삭 받았습니다. 원어민이 원문을 모른 채 불어만 보고 제 어색한 불어 표현이나 문법. 이해가 안 가는 점을 첨삭해주었습니다. 제게 불어로 카톡을 하셔서 저도 불어로 답장하느라 실생활 문장력이 좀 는 거 같아요. 10월 초까지 지속했는데 8월까진 과거 작문반 자료로 했고, 이대반에 들어와서는 스터디 준비를 위해 칼럼 모범답안 만드는데 이용하고, 또 이대반 번역 중 잘 못 썼던 걸 또 한 번 써보고 첨삭을 받았습니다. 마음에 안 드는 날은 집에 오자마자 다시 번역해서 바로 수업 구글 독스에 올렸던 거 같습니다.


5) 개인 스터디



집에서 주로 공부를 하다보니 어느 날은 듣기를 했는데 다음 날은 안 한다던가 식이었습니다. 문제는 단조로운 장소와 비슷한 시간 활용으로 그제어제오늘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게 느껴졌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어제 한 거 같은데 사실 3일 전에 한 거고 그렇더라고요. 그래서 프잘사에 제가 의무감으로 인증하고자 하는 스터디를 모집했습니다. 처음엔 문법이었고, 그 다음엔 듣기, 어휘, 필사, 1jour 1actu, 텍스트 녹음, 독해(불한번역용), rfi 등 점점 많아졌습니다. 모든 규칙은 저에게 맞추어 주4회 인증 의무인 것이 많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일주일동안 각 분야를 꾸준히, 비슷한 비율로 할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듣기 실력도 많이 늘은 거 같고요! 좋은 방법이라 추천합니다. :)



-> 통역 때 손을 안 드니 불어를 어떻게든 말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쓰고 눈으로 본들 머리에 들어올 거 같지 않아 같은 텍스트를 어느 날은 필사를 하고, 5번씩 읽고, 번역을 해보고, 정리해둔 어휘를 보는 식으로 복합적으로 보려했습니다.




6) 기출



학원은 잘 안 나갔으면서 7월 미숙쌤과의 상담 공지에 바로 댓글을 남겼는데요. 다행히 작년에 비해 많이 늘었다, 이번엔 가능할 거 같다고 말씀해주셔서 안심이 되었습니다. 자만하는 느낌이 아니라 해온 공부를 1차 확인 받은 기분이었습니다. 이제 여기서 더 노력하면 되겠구나! 미숙쌤이 스터디 및 공부 방법을 말씀해주실 때, 제가 아직 수강기간이 안 끝난 시작반/실전반 번역과제들을 제출해도 될까요? 여쭤보니 기출까지 보내면 첨삭해주시겠다고 하셔서 염치없지만 매주 1세트씩 작성하여 보냈습니다. 놀라운 건 저 스스로 작년에 스터디할 때랑 다른 점을 느꼈다는 것입니다! 기출을 자주 풀 필요는 없다고 하지만 전 학교에서 선정한 텍스트를 번역하는데 의의를 두었던 거 같습니다. 그래서 힘들었던 건 한 번 더 하며 생각하는 연습을 했는데요. 미숙쌤이 점수와 피드백을 써주셔서 매주, 매주 감사함에 메일을 받을 때면 꾸벅 인사를 했습니다. 선생님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늘 해주신 응원과 멘트에 힘을 얻었습니다!!


+) 전 집중력이 좀 약한데 대신 기록은 좋아합니다. 그래서 열품타로 매일 기록을 했는데 앉아있는다고 다 공부를 하는 건 아니지만 이 시간을 조금 늘려보려고 앉아서 단어 하나 더 보고, 지문이나 작문반 자료 한 번 더 읽고 그랬습니다. 공부하기 싫은 날은 4-6시간 정도 했고 많이 하는 날은 12시간 반 정도 했던 거 같습니다.



잠이 많은 스타일인데 초딩 동생이 해시계라 아침 7시만 되면 집이 시끄러워 깼습니다. 아침에 어정쩡하게 깨니 하루가 피곤해서 그냥 기상 시간을 5-6시로 잡고 오전 공부 시간을 확 늘렸습니다. 아침에 5-6시간을 하면 비교적 나른하고 산책하느라 잘 공부하지 못하는 오후 시간을 커버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전 오전이 집중이 더 잘 됐던 거 같아요! 또한 앉아있는다고 다 집중을 하는 건 아니라 자진 않고 누워있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충. 전. 에너지 충전을 하고나면 또 앉아 공부를 했는데 낮에 낮잠을 자도 밤 9-10시면 집중도가 확 낮아져 11-12시에 누워 잠을 청하곤 했습니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3. 시험후기


어릴 때 열심히 하지 않아도 성적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커가면서 중요한 순간, 마지막이 아쉬웠습니다. 깨달은 것은 어릴 땐 열심히 하지 않아도 결과가 좋았겠지만 커선 그만큼 하면 딱 그 정도의 결과의 운만 가져다 준다는 것입니다. 장기전에도 약했으니 입시 때만 되면 과거의 기억과 스트레스가 최고치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이 스트레스가 엄청 났는지 시험 전 날, 금요일 갑자기 몸살에 걸렸습니다. 오한과 근육통에 앓으며 잤다고 합니다. 정말, 가지가지 한다고 생각했어요.


시험 때 불한번역 종이를 처음 받고 다짐한 것은 1. 전체를 한 번 쭉 읽고 큰 내용을 이해하자. 2. 소유격에 해당하는 것이 무엇인지 꼭 체크하자! 3. 모르는 건 넘겨! 그런데 말입니다. 1번에서부터 막혔습니다. 그래. 의사소통 얘긴지 앍겠는데 글을 쓸 수가 없네. 슬아쌤이 시험도 기싸움이라고 하셨는데 맞습니다. 저는 기싸움에서 말려들어갔습니다. 두 번째 문단에서 단어 오역이 많이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어찌나 기억이 생생한지, 제 기억력이 이렇게 좋은지 이번에 깨달았습니다. 한불번역에서도 기싸움에 지고 말았는데요. (또르륵) 최대한 정확한 표현으로, 풀어서 쓰려했습니다. 불한번역은 다짐했던 1-3번을 다 지키지 못했고, 한불번역은 기억이 안나서 시험 끝나자마자 ㅋㅋㅋㅋ학교에 다니고 있는 친한 언니한테 전화해서 찡찡됐습니다. “망했어! 언니 나 어쩌지?”



100분 중 불한에 30분, 한불 50분, 나머지 20분을 첨삭으로 정했는데 불한 번역에서 5분 정도가 오버가 됐고 한불 때도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지 않아 최종적으로 10분이 남았습니다. 불한 번역 몇 개와 한불 1-2문단을 보고나니 시간이 끝났는데요. 시험 때 자주 긴장한다는 걸 알고 항상 마음을 놓지 못했습니다. 150을 해야 남들 100한만큼의 결과가 나올 거라 생각하고, 긴장했을 때도 안정적으로 쓰려면 평소에 더 많이 해야 한다며 채찍질을 하고 공부하는 동안 당연히 만족감을 갖지 못했는데 결과적으로 맞는 거 같습니다. 긴장했지만 평소 꾸준히 해오던 게 있어 한불의 경우 머리가 멍해져도 써오던 대로 썼던 거 같습니다.


4. 시험 후 유리멘탈 및 약간의 극복 방법


전 시험에 좀 약한데요. 경쟁 시스템을 좋아하지 않는 것도 있고, 타고난 성격도 있는 거 같습니다. 인생에 시험은 없고 공부는 안 할 거라 생각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둘 다 하게 됐습니다. 시험 후 너무나 선명하게 틀린 것들이 떠올랐고, 다른 사람들과 얘기해봤을 때 틀린 개수도 많아 또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요. 또 해야지, 하면서도 마음이 너무 울적한 건 가시지 않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제가 이 길을 선택한 이유와 제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되새기고, 제 마음을 단단히 잡고자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성취감들이 자존감을 만든다는데 제 자존감이 꽤나 갉아져 나간 느낌이었습니다. 결과 발표까지 5주가 걸렸는데 발표라도 빨리 나오면 체념이라도 하지. 이건 고문이다. 싶었는데욬ㅋㅋㅋㅋ결과가 나오는 날도 부모님께 속였습니다. 12/1에 나온다고. 떨어지면 12/1에 결과를 말해주고 미리 예정되어 있던 호주 여행을 갈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시험 결과도 가족이 있는 집에서 볼 자신이 없어 피씨방에 가서 확인했습니다.


결론적으론 아무도 없는 피씨방에서 가족들한테 전화를 돌렸는데 이 와중에 엄마는 전화를 안 받더라고요. 집에 있는 거 아는데. 아빠는 덤덤하게 수고했다, 고 하고 끊더니 다시 전화가 와서는 "너 이제 너 자신을 믿을 때도 됐지 않니? 네가 남들보다 150을 해야 나온다면 그만큼 하고, 그만큼 했으면 널 믿어. 네가 만든 함정에 왜 네가 들어가 상념에 빠져있니?" 라고 하셨습니다. 맞아..맞아..응..알았어.."학교 일정 덤벙대지 말고 챙겨!" 정신 교육을 한 번 더 받았습니다. 제가 긴 진로 고민을 할 수 있었던 것도, 끝내 길을 찾을 수 있었던 것도, 약한 멘탈을 가져버렸지만 극복 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부모님 덕이기에 항상 감사히 여기고 있습니다. 이제 크니까 감사하단 말을 자주하게 됩니다. 이제 더 말 안 들을 날만 남아서 그런가봅니다.


5주 동안 상념과 고통 속에 살았던지라 극복법이라 하기 민망하지만, 저는 글을 쓰며 마음을 정리하는 걸 좋아합니다. 혹시 저처럼 생각도, 걱정도, 상상력도 풍부하신 분이라면 워드가 아니라 종이에 펜을 잡고 현재 상태를 써보시길 추천합니다. 머리에 맴도는 모든 상념은 글로, 말로 표현하기 전까지 거대한 우주와 같습니다. 그래서 그에 짓눌릴 수 있는데 이상하게도 글을 쓰면 그 방대한 우주가 한 문장에 불과해집니다. 내가 현재 느끼는 불안, 걱정 딱 그 자체요. 그래서 다이어리 맨 뒤에 전 제가 불안한 감정을 느낄 걸 알고 있기 때문에 ㅋㅋ<불안하다는 생각이 들때면> 과 <넌 할 수 있어!> 응원 페이지를 만들어줬습니다.


5. 맺음말.



? 재수이다보니 내용이 길었고, 구체적인 공부 방법보다 감정적인 것이 많지 않나 싶은데요. 작년부터 매번 느낀 것은 이곳에서 같은 진로를 꿈꾸는 좋은 사람들을 만나 저의 세계가 넓어졌다는 것입니다. 발표날 연락해주고 기뻐해준 언니들이랑 친구들 너무 고맙고 올해 함께 공부한 이대반 분들도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매번 새로운 걸 알려주기 위해 노력하시는 선생님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항상 넘치는 에너지로 일주일에 3번씩 수업을 진행하시는 미숙쌤, 번거로우셨을 수도 있는데 신경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배경지식과 문장구역 수업 자료를 보며 이런 걸 어떻게 찾으시는 걸까, 하며 소중히 파일 정리를 했습니다. ㅠㅠ ??



슬아쌤, 작문반과 이대반 수업에서 정말 많이 배우고 표현들을 정리했는데 막상 번역에서는 잘 활용하지 못해 늘 아쉬웠습니다. 하나라도 더 알려주기 위해 고민하신다고 하셨는데 어느 날은 어쿠어쿠 받아 먹느라 허우적 거리다가도 정리된 걸 보면 아직 내 것이 아닌데도 내 것인 거마냥 뿌듯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