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번역대학원 입시

2024학년도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불과 합격수기 - 이*정

작성자 이*정

작성일 2023.12.19

조회수 233

일단 저에게도 이렇게 합격수기를 쓰는 영광의 날이 오다니… 너무 감격스럽고 감사합니다. 합격여부를 확인한지 24시간도 채 되지 않았지만 빠른 합격수기를 원하시는 미숙쌤의 부탁을 들어드리고자 특별한 것 없는 제 이야기를 몇자 적어보겠습니다.

제 배경을 말씀드리자면 학부생 때 불어와 전혀 상관없는 현대실용음악학과를 전공했습니다. 그러다 유럽 여행을 갔는데 유럽에서 한 번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교환학생으로 이탈리아로 갈려다가 조건이 좀 안 맞아서 어쩔 수 없이(?) 프랑스로 가게 되었습니다. 총 열 달 정도 지냈는데 열 달 치고 불어를 빨리 배웠던 것 같습니다. 저는 음악을 전공해서 그런지 귀가 좋은 편이라 발음 따라하는 것을 곧 잘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영어든 불어든 발음만 들으면 교포인 줄 아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문법때문에 다 뽀록납니다…^^)

교환학생을 마치고 돌아와서 또 뉴질랜드로 잠시 유배갔다가 코로나때문에 다시 한국에 돌아와서 여자저차 졸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졸업 후 뭔가 더 공부하고 싶은데 뭘 공부할까 고민하다가 불어가 아깝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운 좋게도 현재 외대 통번역대학원을 다니는 친구를 둔 한 친구가 저에게 코리아헤럴드학원을 추천해주었습니다. 극 P라 일주일도 채 고민하지 않고 바로 3월에 학원을 등록하고 다녔습니다.

처음에 제가 알던 불어와는 다른 고급표현들과 단어 때문에 힘들었지만 나이가 좀 있는지라 재수는 없다라고 마음을 먹고 열심히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이미숙선생님이 너무 좋아서 예쁨 받으려고 더 열심히 하게 된 것도 있습니다 ㅎ

생각해보면 저에게 딱히 특별한 공부방법은 없는 것 같습니다. 사실 불어를 공부한 기간도 학원까지 다 합쳐서 2년? 정도밖에 안되고 여태 음악만 하던 사람이라 공부하는 방법을 잘 몰라서 일단 그냥 선생님이 가져오시는 문장구역 위주로 복습을 가끔 하고 자기 전에 모르는 단어를 곱씹는 정도로만 공부해서 딱히 알려드릴 팁이 없습니다… 저는 게으른 사람이라 단어 정리한 것도 약 50개 정도 밖에 없더라구요…^_^ 대신 유용한 표현들을 외워 어떤 주제라도 자연스럽게 써먹을 수 있도록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선생님이 가끔 말씀하시던 “Immisoucanisation” a.k.a 이미수꺄니자시옹을 시전하기 위해 선생님이 자주 사용하시는 표현들만 달달 외웠습니다. 미숙쌤이 수업 시간에 알려주시는 표현들은 다 메모하시길 추천합니다!! 쉬우면서도 고급진 표현이 많아서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그 외에는 스터디가 적어도 7할을 차지 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일주일에 약 두 번정도 진행했습니다. 절대 무리하지 마시고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스터디 자료를 찾는 준비부터 같은 텍스트를 여러 사람에게 돌려보는 복습과정까지 모든 과정들이 하나하나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더구나 올해는 원어민이 두 명이나 있고 불어권에서 오래 살다오신 분들이 많아 꼬리제 해주신 게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거기에 올해 같이 공부한 모든 사람들이 다들 너무 착하고 크리틱도 매너있게 해주어 마음 상할 일 없이 매 스터디를 재미있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거는 귀가 백프로 뚫리는 방법인데요! 일어나자마자 불어 오디오를 틀어놓습니다. 의식을 하던 말던 그냥 틀어놓은 상태로 화장하고 나갈 준비하고 밥 먹는 등등 생활 속에서 계속 노출시키다 보면 어느샌가 다 들립니다. 언어마다 네이티브들이 쓰는 발음기관과 톤이 다른데요.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외국어 음성을 자주 듣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보통 아침에 눈을 뜨자말자 한 시간, 저녁에 씻고 머리 마르길 기다리면서 한 시간 정도 들었던 것 같아요. 유튜브 ARTE 추천합니다! 연어양식, 귀리농사 등 재밌는 주제가 많아서 흥미롭게 들었습니다.

여차저차 공부를 하다보면 슬럼프가 분명 찾아오게 됩니다. 숨쉴만한 구멍이 필요하니 취미를 꼭 하나 만들어두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는 집 근처에 별장같은 곳이 있어서 병아리를 부화시키며 지친 마음을 달래곤 했답니다. 시험 직전에는 뭘 공부해야할지 더이상 모르겠어서 ott로 드라마나 영화를 불어버전이나 불어자막을 틀어놓고 시간을 보내니 죄책감이 덜하더라구요!

1차 시험은 생각보다 많이 어렵진 않았습니다. 핵, AI, 교복 등 학원에서 모두 다뤘던 주제라 족집게 이미숙선생님이 계신 방향으로 기독교인이라 절은 못하고 기도했습니다. 만수무강 하소서… 참고로 저는 박지원선생님(천사)과 과외를 두 달 정도 진행했던게 제 약점인 문법을 고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혹시나 문법이 약하신 분들은 미리미리 슬아쌤의 작문반을 수강하시거나 미숙쌤이 짜주시는대로 과외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이 부분은 상담해보면 각이 나옵니다!ㅎㅎ

2차 시험은 한불영 영어 떨어져서 오후에 봤는데요. 저는 불한 한불 순서로 봤습니다. 들어가자마자 책상에 있는 텍스트를 읽으라고 시키시는데 진짜 처음보는 단어 투성이라 최대한 발음에 주의해서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또박또박 읽었습니다. 그 후 편혜원교수님께서 불어 텍스트를 읽어주셨습니다. 내용을 대충 설명하자면 해리포터에 관한 건데 프랑스에 왜 영화더빙이 많은지 프랑스인들이 영어를 못해서 그런건지 등에 관한 이야기를 구어로 잘 풀어낸 텍스트였습니다. 어려운 건 없었는데 중간에 떨려서 좀 혼이 나간 부분만 못 듣고 나머지는 이해한 만큼 비문만 없도록 주의해서 잘 내뱉었습니다. 학원 모의고사 때 제 단점이 선생님들 눈을 잘 쳐다보지 못하며 마구 흔들리는 눈과 자신감 없는 목소리였는데요. 이상하게 실전에서 엄청 떨리기는 했는데 교수님들 눈을 쳐다보면서 얘기하게 되더라구요. 아마 통역할 때 계속 고개를 끄덕여주셔서 안심이 돼서 그런 것 같습니다. 분위기가 생각보다 무섭지 않고 화기애애(?) 했습니다. 한국어 텍스트는 역시나 미숙쌤 예상대로 기후에 관한 것이었는데요. 폭우로 인해 농가들이 피해를 입어 상추값이 올랐다 등의 내용이었습니다. 제트 기류 어쩌고 하면서 숫자도 좀 나왔는데 그 때 넋이 나가서 저걸 다 살리려고 노력하면 망할 거라고 정신을 잡고 최대한 제가 알아들은 것만 제가 할 수 있는 불어로 풀어냈습니다. 그런데 너무 긴장해서 단어 실수도 있었던 것 같은데 정확히 제가 뭐라고 말한지는 세 문장 정도밖에 기억이 안납니다. 그냥 문법실수는 절대 하지말자는 마음으로 통역을 마무리 했던 것 같습니다.

나오니까 진짜 치명적인 실수를 한 게 기억이 나서 괴로웠습니다. 너무 개망해서 어제까지 잠도 잘 못자고 재수할 것 같으니 여행계획이나 짤까 하고 검색하고 있었습니다. 어제 합격자 발표났다는 소식을 접하고 보기도 싫어서 볼까말까 고민하다가 일단 주위에 알리기는 해야해서 봤는데 합격했다고 써있어서 사실 아직도 얼떨떨합니다. 진짜 시험장 들어가기 전까지 아무도 모른다는 말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이 글을 빌어 미숙쌤께 정말 무한한 감사를 표현합니다. 진짜 쌤 없었으면 이렇게 재밌고 열정있게 공부 못 했을 것 같습니다! 쌤이 해주시는 칭찬과 크리틱 모두 잘 받아서 무럭무럭 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같이 공부했던 모든 친구들! 부족한 제게 늘 따뜻하게 말해주고 격려해주어서 감사합니다!! 남은 2023년 행복하게 잘 보내고 내년에도 같이 스터디 열심히 합시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