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번역대학원 입시

2022학년도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불과 합격수기 - 김*현

작성자 김*현

작성일 2021.12.22

조회수 1499

안녕하세요. 2022학년도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불과에 합격한 김*현입니다. 제 합격수기가 앞으로 시험을 준비하실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음하는 바람입니다.



1. 수강 배경

저는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바로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파리에서 호텔/외식경영학을 전공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프랑스어를 제2외국어로 선택해 공부를 했던게 프랑스어와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프랑스어를 만나기 전까지는 어렸을 때부터 영어공부를 좋아하는 학생이었습니다. 하지만, 국내 대학의 영어영문학과 논술시험날에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 널렸구나'를 뼈저리게 느낀 후 자신있는 다른 언어로 관심을 가져왔던 분야를 전공해서 나만의 경쟁력을 갖자는 마음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파리가톨릭대학 어학원과 소르본 어학원에서 불어를 공부했고 파리에서 B2를 땄습니다. 프랑스인과 관광객에게 인기가 많은 한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어학을 병행하며 불어능력을 키워 원하는 프랑스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학과 특성상 매년 인턴을 해야했고 이를 통해 프랑스 문화에 대한 이해와 프랑스어 능력을 키웠습니다.


졸업 후 프랑스 생활에 지쳐있었던 저는 한국에 돌아와 네덜란드 회사에 취직했습니다. 회사에서 업무와 동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영어로 하다보니 제 불어능력과 프랑스에서 보낸 시간이 잊혀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불어를 놓지 않으려 책도 샀지만 항상 '불어공부 해야지' 생각만하고 퇴근하면 운동을 하거나 취미생활을 하며 공부는 계속 미루게 되었습니다. 다니던 회사가 서로 자유롭게 진로와 이직에 대해 대화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동료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통번역사의 꿈을 굳히게 되었습니다.


2. 수강 과정 및 공부방법



2021년 4월 - 6월 기초반 인강
2021년 7월 실전반 인강
2021년 8월 - 10월 외대실전반 현강



2021년 5월부터 기초반 인강을 듣기 시작했고 늦게 시작했다는 생각에 4월 기초반 인강도 수강했습니다. 인강을 들으며 이미숙 강사님의 현강이 절실했지만 퇴근 시간이 불규칙한 회사일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인강을 수강했습니다. 회사일과 공부를 같이 하다보니 회사일에도 공부에도 100% 집중하지 못 하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혼자 인강으로 공부하다보니 내가 하는 공부가 잘 하고 있는 건지, 이러다가 시험에 떨어지는 것은 아닌지 불안했습니다. 지금은 남편이 된 남자친구가 8월부터는 회사를 그만두고 공부에 전념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말과 함께 엄청난 정신적인 지지와 응원을 주었습니다. 외대실전반 A반 현강을 위해 회사일때문에 학원에 가서 추첨을 할 시간이 없는 저를 대신에 남편이 A반 현강을 따내주기도 했습니다.



제 기대 이상으로 실전반 현강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미숙 강사님의 크리틱 그리고 다른 수강생분들의 장점과 어휘도 많은 도움이 되었고 혼자 공부할 때보다 함께 공부하니 제 불어실력의 지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 굉장히 유익했습니다.



I. 1차 시험 대비



4월부터 7월까지의 기초반과 실전반 인강을 들으며 모르는 단어는 분야별로 정리하고 주말에 외웠습니다. 필기를 하고 나중에 단어장에 옮겨적기 보다는 수업을 들으며 모르거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단어들은 바로 단어노트에 적었습니다. 주말에 단어를 외우면서 봐도 봐도 안 외워지거나 시험 전에 한 번 보고싶은 단어들은 작은 단어장에 한국어 뜻 없이 불어로만 적었습니다. 작은 단어장은 들고 다니면서 생각이 날 때 꺼내 읽어 눈에 익혔습니다.



금요일마다 학원에서 치는 1차 모의고사를 실전이라고 생각하고 치려고 노력했습니다.

청취는 매일 아침 Journal en francais facile과 프랑스 유튜버 영상으로 귀를 텄습니다. 하루라도 청취를 거르면 귀가 막혀 짧은 시간이라도 매일 불어 청취를 하는 것이 중요하게 작용했습니다. 공부 중간 중간 프랑스 드라마도 보며 머리를 식혔습니다. 계속 반복하며 자막없이 보다보니 대사를 다 외울 지경이었습니다. 시사위주로만 청취를 하다보면 지겨워서 일상 회화 청취도 할 겸 프랑스 드라마나 유튜브 영상을 봤습니다.

처음에는 에세이 작성 시간이 너무 걸려 낙담했습니다. 에세이 지문 읽는 것도 오래 걸리고 작성하는 시간은 더 오래 걸렸습니다. 답은 반복밖에 없다고 생각해 공백 답안지를 청취와 에세이 100장씩 인쇄하여 실제 시험시간과 같은 아침 시간에 매일 쳤습니다. 지문을 읽으며 바로 글의 개요를 짰습니다. 에세이 지문의 요약이 아닌 제 의견을 요구하는 문제의 지문 내용은 많이 신경쓰지 않았고 주제어를 빠르게 파악한 후 개요를 짜는데 더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개요를 짠 후에는 생각하지 않고 써내려갔습니다. 서론 5분, 본론 12분, 결론 5분으로 루틴을 정해 반복을 하다보니 금방 적응되어 시간에 맞춰 쓸 수 있었습니다. 시간을 지키는 것뿐만 아니라 문법 실수나 논리에 맞지 않는 문장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 문장 한 문장 적을 때 신경을 쓰며 적었습니다. 빨리 쓰는 시험이 아닌 잘 쓰는 시험인 것을 잊지 않으려 했습니다.



II. 2차 시험 대비

실전반의 수요일 통역데이와 스터디 그리고 박지원 선생님과의 1:1 수업을 통해 2차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통역데이에는 시험치러 가는 자세로 수업을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메모리 스팬을 늘이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불한이던 한불이던 머릿속에 내용을 필기하듯 적어넣었습니다. 백지에 세로로 길쭉한 문단을 3개를 만들어 구역을 나누고 맨 왼쪽 위는 정의, 맨 왼쪽 밑은 수치나 현황, 중간 위는 예시, 중간 밑은 반론, 맨 오른쪽 위는 결론. 이런 식으로 내용을 순서대로 틀을 잡고 외우니 쉽게 외울 수 있었습니다. 각자 기억하는 방법은 다르니 스스로에게 맞는 기억방법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 통역 순서에도 내 차례인 것처럼 집중했습니다. 어려운 지문은 집에 가서 꼭 다시 소리내어 반복해서 읽었습니다.



2차 스터디는 1주일에 고정 스터디 1개 랜덤 스터디 1개로 진행했습니다. 스터디도 최대한 집중하여 실전이라고 생각하고 임했습니다. 1차 시험을 치고 난 후 아침 10시 반부터 저녁 6시까지 랜덤 스터디 4개를 풀로 진행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청취로 귀 트고 스터디한 후에 저녁 먹고 스터디 자료 준비. 이렇게 2주하니까 저절로 통역 머신이 되어있었습니다. 이 때 남은 시간에는 수업시간에 했던 지문을 반복해서 읽고 모르는 단어나 개념을 마지막으로 정리했습니다.



8월, 9월, 10월 세 달동안 1:1 클리닉 수업을 받았습니다. 학원 수업과 스터디를 하면서 여러 사람들과 공부했다면 1:1 수업을 통해 온전히 제 실력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주일에 한 번 1:1 수업을 하며 강점과 약점을 분석하고 그 다음 수업 전에 공부를 하면서 강점은 계속 가져가고 약점은 고치고. 이렇게 반복하니 제 실력에 믿음이 생겨 멘탈관리에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3. 시험 후기와 멘탈 관리



1차 모의고사와 통역연습 때마다 실전이라고 생각하고 했던게 시험 칠 때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평소하던대로만 하자'라고 되뇌며 마음을 비우고 칠 수 있었습니다. 어차피 이 세상 모든 불어 단어를 알 수는 없으니 내가 공부한 선에서 최선을 다 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시험을 쳤습니다. 잡생각이 너무 많이 들때는 잔잔한 음악을 틀어놓고 호흡에 집중하며 명상을 했습니다. 공부하다가 머리가 과열되면 스트레칭을 하고 학원 끝나고 집가는 버스에서 멍 때리고 매일 지킬 수 있는 루틴을 정해 지키다보니 마음 편하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1차 시험에는 최대한 편한 복장을 입고 갔습니다. 그리고 1차 시험 연습과 실전에는 빠르게 잘 써지는 펜을 사용했습니다. 혹시 몰라 가방에 초코바와 커피, 그리고 우황청심환도 챙겨갔습니다. 시험 주제도 수업때 한 주제라 자신있게 시험쳤습니다.

2차 시험에는 아이보리 목티에 정장을 입고 낮은 구두를 신고 갔습니다. 머리도 깔끔하게 묶고 아무런 장신구도 착용하지 않았습니다. 수험번호 4번이었는데 10시 40분쯤부터 10분정도 구술했습니다. 처음에 시험장에 들어갈 때 교수님들께서 불어로 인사를 해주셔서 저도 불어로 인사를 했습니다. 시험 시작 전에 통번역대학원 지원동기와 프랑스에서 공부했던 것들을 물어보셨습니다. 시험 주제도 학원 수업과 스터디 때 다룬 주제들과 비슷하여 무난히 발화할 수 있었습니다.



4. 맺음말



무슨 일이든 멘탈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멘탈이 깨지지 않으려면 자기 자신에게 단단한 믿음이 있어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공부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항상 노력해야한다고도 생각합니다. 이미숙 강사님, 박지원 선생님 그리고 같이 스터디한 분들이 없었다면 절대 합격하지 못 했을 겁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기약없는 입시생활을 시작한 것이 코리아헤럴드를 통해 평생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되어 정말 기쁩니다. 혹시라도 직장때문에 또는 시험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입시공부를 고민하고 계신 분이 있으시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코리아헤럴드와 시작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