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올해 한영불과에 합격한 김*리입니다. 수기를 쓰면 합격이 좀 실감이 나려나 싶어 밤 늦게 노트북을 켜고 앉아보았습니다. 시험 준비를 하면서 통역이 맘처럼 잘 나오지 않은 날에는 합격 수기를 읽으면서 다짐을 새로이 하던게 제 루틴 중 하나였기 때문에 쓰기가 더 망설여졌던 것 같아요. 그리고 살면서 또 제가 합격 수기를 쓰는 날이 또 있을까.. 싶네요. 그래서 너무 많이 길어져도 양해 부탁드려요!! 원체 말이 많은 편이기도 합니다. 허허
후기를 읽으면서 제가 가장 도움이 많이 되었던건 어떤 배경에서, 어느정도 수준의 불어에서 시작해서 어떻게 공부를 했는지 그런 전체적인 내용이었던 것 같아요. (+재미) 그리고 한영불의 경우 영불 간 어느정도의 밸런스를 맞췄는지도요! 그래서 좀 말이 많이 길어질 것 같습니다.
통번역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
어릴 때부터 영어를 좋아해서 가까이 한 덕에 영어 통번역일을 조금씩 해왔습니다. 그렇지만 진지하게 평생 업으로 삼을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좋은 과욋돈 벌이 정도에 그쳤습니다. 그러다 통대에서 오래 수업을 하시다가 저희 과에 부임오신 교수님 수업을 들으면서 불어 통번역을 처음 접했습니다. 좀 더 정확하게는 그 교수님의 수업을 통해서 제대로 된 통역을 처음 접했다고 해야 맞을 것 같습니다. 원래도 언어 공부를 좋아하는 편이었지만, 교수님의 명확한 한국어와 똑 떨어지는 불어 발음에 반했습니다. 그래서 그 때 그 교수님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게 시작이었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넓고 해볼건 많고.. 졸업 이후 이 분야 저 분야 기웃대다가 짧게 인턴을 하면서 통번역 일을 업으로 삼아도 좋겠다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본격적인 공부 돌입 전 불어 상태/수강 이력
대학에 와서 불어를 전공으로 처음 접했습니다.
제 가장 큰 문제는 학부 4년 내내 영어에 전적으로 의존한 불어를 구사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문장을 구성할 때나 단어를 생각해낼 때 영어로 생각을 하고 불어로 치환하는 (혹은 찍는) 식이었습니다. 심지어 프랑스 교환학생을 1년 다녀왔는데도요!! 사실 프랑스 교환학생 때는 제 주위에 흔치 않게 영어를 잘하는 프랑스인들이 많았습니다. (혹쉬.. 에밀리 인 파리..?) 그렇게 학부를 마칠 때까지도 제 불어는 영어 없이는 설 수 없는 한 쪽 다리가 짧은 의자였습니다.
하지만 실전은 학교 졸업 후 좋은 기회로 갔던 인턴 때부터 시작됐습니다. 프랑스로 간건 아니었지만, 유럽의 프랑스어권, 영어권 마케팅 관련 업무를 2019년 상반기에 했습니다. 인턴 치고는 자율성이 높은 근무 환경이어서 이것저것 제 맘대로 일을 추진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통번역 업무도 이따금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실력에는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불어를 발화하는데 더 (무식)용감해졌을 뿐 제 불어는 잘쳐줘봐야 낮은 B2 정도였습니다.
그러다 통번역 직무 자체에 매력을 느껴서 한 번 끝까지 가보자 하는 마음으로 귀국 후에 조금 놀다가 2019년 7월부터 온라인으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2019년
7월 실전반 온라인
8월-11월 외대 실전반 온라인
1차 시험 후 2차 시험 사이 3번의 모의고사는 현강으로 수강
영어) 1차, 2차 시험 사이 2주간 2강좌 수강
저는 본가가 지방이었기 때문에 학원 수업만 들으러 서울에 방을 잡아서 오기에는 여러모로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래서 나름 타협점을 찾은게 온라인 수업이었습니다. 7월 중순부터 수업을 듣기 시작해서 저는 온라인 수강의 장점을 십분 살려 반 달 동안 7월 수업 모두 다 수강했습니다. 그 이후로는 올라오는 때에 맞춰 들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온라인의 경우 학원 수업을 녹화한 녹화본이 게시됩니다. 자료도 똑같이 주어집니다. 그래서 저는 문장구역은 그냥 수업 듣듯이 듣고 (이게 아차 싶은 부분입니다.) 통역은 선생님이 들려주시는 부분만 듣고 동영상 멈춰두고 직접 통역해보고 수업에서 통역한 분의 발화를 들어보는 식으로 공부했습니다.
절대적인 불어 지식이 부족했기 때문에 온라인 수강은 어떤 점에서 좋기도 했습니다. 문장구역 할 때 이미숙 선생님이 빠르게 문장 구조를 설명해주시는데 저는 이걸 하나하나 영상 멈춰가면서 정리를 했습니다. (그래도 il y a, c'est 탈출은 어려워요..) 그래서 불어 문장 구조라던지, 문법을 좀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통역 텍스트를 내가 해볼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그러나 온라인이기 때문에 혼자 해야하고, 그래서 계속 수업을 열심히 들어나가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모든 텍스트를 통역하다보니 한 수업 영상을 2일에 나누어 듣는게 다반사였습니다. 월수금 수업이라면 저는 월요일 수업을 화수 수요일 수업을 목금 이렇게 수강하는 식이었습니다.
그리고 통역은 피드백이 정말 중요한데 저는 그게 없었습니다. 불한 통역은 제가 동영상으로 선생님이 읽어주시는 거 듣고 한국어로 발화할 때 다른 사람이 제가 말한게 말이 되는지 들어주는 정도는 가능했지만 한불은 피드백을 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통역을 녹음해서 들어보고 형광펜으로 제가 발화한 부분을 체크하면서 스스로 점검했습니다. 근데 이것도 귀찮아서 매번 하지는 못했습니다.
혹시 피치 못할 사정으로 저처럼 온라인으로만 공부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요즘은 비대면 스터디 할 수 있는 툴도 많이 활성화 되어 있으니 꼭!! 스터디 파트너를 찾으셔서 같이 피드백을 주고 받으세요. 아니면 최소 자기 발화를 꼭 녹음해야 합니다.
그리고 문장구역도 본인이 꼭 해봐야 합니다. 저처럼 안하는 우를 범하지 마세요.. 남이 하면 쉬워보이지만 내가 하면 너무나 어렵습니다. 올해 현강 들으면서 깨달았습니다.
1차 준비는 수업 모의고사만 봐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야 당연히 너무 어려웠지만 (멘탈도 많이 깨지고.. 나가고..) 에세이도 쓰는 형식이 정해져있고 청취 요약도 한번 그 유형에 익숙해지면 괜찮습니다.
에세이) 저는 아이디어가 있어도 이걸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게 어려웠습니다. 아이디어는 있는데 그 맥락을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가져와서 써야할지 그게 문제였습니다. 근데 또 시간 제한이 있는데 채워야 하는 양은 정해져 있어서 처음 에세이를 쓸 때는 막막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살짝 정신줄을 놓고 (=너무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일단 되는대로 썼습니다. 그래도 정신줄 놓기 전에 레이아웃은 짜야합니다. 서 본 결 각각 어떤 내용을 쓸 것인지 대략 정한 다음에 그냥 일단 쓰고 봅니다. 그냥 일단 쓰고 보는건 어느 정도까지는 먹힙니다. 이걸로 내 안의 글쓰기 두려움을 깨고 나면 이제 완성도에 집중합니다. 한불의 경우 좋은 표현을 많이 줍줍해오고(멀리가지 마세요 이슬아쌤 작문 수업 최고), 불한의 경우에는 평소에 신문, 특히 사설을 많이 읽으면서 일부러 찬반 혹은 문제 현상에 대한 원인과 결과, 해결책을 생각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글의 완성도에도 신경을 쓰면 1차는 어차피 점수가 아니라 최소한의 합불만 보기 때문에 어느 정도만 되면 괜찮은 것 같습니다.
청취요약) 이건 정말 왕도 없습니다. 많이 듣고 많이 써봐야합니다.
1차 이후 2차 시험 사이 이 때 정말 많이 늘었던 것 같아요. 저는 그제서야 상경해서 스터디를 처음 해봤는데 매일 새로운 텍스트 찾아가는 것도 재밌고 온라인 수업에서 목소리만 듣던 분들을 만나는 것도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맨날 방구석에서 혼자 중얼중얼 하다가 피드백을 받으니까 바로바로 고치려고 노력하고, 정말 다 재미있었어요! 그때는 정말 느는게 눈에 보이는 기분이었습니다. (느낌만)
그만큼 통역에 있어서는 피드백이 중요합니다.
제일 좋았던 건 스터디 끝나고 다같이 밥먹으러 가는거였어요. 같이 밥먹으면 전우애 생깁니다.. 2주밖에 안봤는데 저 혼자 정을 많이 붙였던 것 같아요. 다들 따뜻하게 랜덤 스터디 끼워주시고 함께해주셔서 감사했어요. 허허
<영어>
상대적으로 불어가 훨씬 더 부족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영어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는 못했습니다. 대신 매일. 꾸준히. 이 두가지가 목표였습니다. 매일 영자 종이 신문을 완독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대부분 읽었지만 그렇지 못한 날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 전년도 1차 시험 기출문제를 시간에 맞춰 풀어보았습니다. 이 때 활자 영어에 많이 친해졌던 것 같아요. 그래서 초심자의 운+활자 영어에 대한 익숙함으로 1차는 어떻게 어떻게 붙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영어 넘모나 찬밥신세.. 불어가 너무 급해서 제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차 시험
불어 2차에서는 특히 불한이 하나도 들리지가 않아서 너무 슬펐습니다. 합불을 떠나 너무 괴로웠어요. 세상 그렇게 안 들리기는 처음이었습니다. 그나마 한불은 어느정도 완결성있는 통역을 하긴 했지만 불한을 너무 망쳐서 힘들었습니다. 그만큼 절대적인 듣기 양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공부해서 1차 합격하고 2차에서 모두 떨어졌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결과였던 것 같아요. 특히나 불어는 사소한 문법도 흔들릴 정도로 완성형과는 거리가 멀었고 영어는 각잡고 해본 통역이 1차 시험이 끝나고 난 뒤였으니.. 준비가 안 되어도 한참 안 돼 있었죠. 특히나 영어에 있어서는 너무 오만했습니다. 통역은 발화, 직접 해보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큰 교훈을 배웠습니다.
2020년
2월-4월 시작반
4월-6월 작문반 동시 수강
5월-7월 실전반
8월-11월 외대 실전반, 클리닉 동시 수강
영어) 8월 1강좌 수강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면서 서울에 집을 구해 학원에 직접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시작반, 그리고 실전반을 들을 때까지도 공부 정말 안/못 했습니다.. 통번역으로 마음을 정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이 길이 맞는지 계속 갈팡질팡했던 것 같습니다. 계속 채용공고 들어가서 확인하고 불안해하기만 했습니다. 불안은 나태를 먹고 삽니다. 이 시기에 정말 나태의 늪에 빠져 계속 허우적댔던 것 같아요.
제 마지막 양심의 마지노 선은 수업은 절대 빠지지 않기 였습니다. 최대한 수업을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왜인지 수업에만 가면 혼이 빠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는데.. 하여간 그런 기분이 자꾸 들어서 집중하는게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수업 때 정말 최대한의 집중력 끌어 모으기가 목표였습니다. 한마디로 남들 기본적으로 하는거 겨우겨우 한거죠..
그러다가 7월 중순에 이미숙 선생님이 저를 깨워주셨어요. 그때 상담을 해주시는데 제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계셔서 정말 뜨끔했어요. 정말 공부 안하고 있었거든요.. 쳇바퀴처럼 학원도 나오고 스터디도 하기는 하는데 관성적으로 하고 있었어요. 이미숙 선생님이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 아직 시간이 조금은 있으니 스터디를 줄이고 개인공부하는데 시간을 쏟으라고 조언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이슬아 선생님이 9월까지 스터디 없이 개인 공부를 많이 해도 괜찮다는 말씀을 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더 과감(?)하게 개인공부 시간을 대폭 늘렸습니다.
그래서 저는 7월 전과 후로 공부 패턴이 바뀌는데 7월 전까지는 학원에서 수업 듣고 집에서 수업 자료 복습하는 차원에서 끝났다면,
7월 이후에는 최소한
1. 학원 수업 복습은 무조건 그날 끝내고
2. 1주일에 최소 두 번 world KBS radio 사이트에서 a la loupe 페이지 꼭 보기 (특히 gros plan sur l'actualite)
3. RFI journal en francais facile 매일 듣기 (집중 안하더라도 아침에 잠깨기용으로)
4. 최소 2주에 한번 주간지 읽기
그리고 8월 클리닉을 들은 후로는 클리닉 수업 숙제와 매주 한불 스크립트 첨삭본 외우기를 여기에 추가로 더 했어요.
이 다섯가지 방법이 저에게 가장 유효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 한불 스크립트는 고동은 선생님께 한불 스크립트를 만들어서 보내면 첨삭해주시기 때문에 온전히 내 말을 문법에 맞게 표현하는 법을 배우는 거라 이게 저는 좋았어요. 아무리 좋은 표현이라도 내 입에 붙지 않으면 소용 없기 때문입니다. (통역 한정)
<영어>
올해는 통역에 주안점을 두고 공부했습니다. 작년에 너무 통역을 안 해보고 가서 올해는 수업 대신 스터디를 늘려서 공부했습니다. 수업을 들으면 좋은 표현이나 제가 미처 알지 못했던 부분을 더 알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지만 많아야 한 번 밖에 발화를 못하니 그 점이 제일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스터디 비중을 늘리게 됐어요. 일주일에 약 2-3개정도, 많을 때는 4개정도 한 것 같아요. 딱히 영어 불어 요일을 나누지는 않았지만 월수금이 불어 학원 가는 날이었으니 자연스럽게 화목 중에 영어 스터디를 잡게 됐습니다. 그래도 화목 모두 영어에 쏟지는 않았고 불어공부도 조금씩 섞었던 것 같아요. 굳이 비율을 따지자면 불어 공부:영어공부 65:35 정도로 유지가 됐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작년과는 달리 영자 종이 신문은 구독하지 않았고 대신 어플로 다달이 구독료를 내면서 틈틈이 읽었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음성 파일도 제공해서 추천합니다. 그냥 지하철같은 곳에서 듣기에는 좀 무겁고 1차 모의고사 할 때 쓰기 좋은 자료가 많습니다.
어려웠던 부분..
자세
제가 가장 힘들었던 건 통역을 할 때 저는 너무 떨리니까 그걸 숨기려고 최대한 포커페이스를 유지한다는게 약간 대충하는 것 같은.. 좀 무성의해보이는 인상을 남긴다는 것이였습니다. 좀 뜬금없죠?
이건 선생님께도, 스터디를 할 때도 피드백 받은 부분입니다.
안에서는 오들오들 떨고 있는데 겉에서는 그게 티가 나지는 않는데, 오히려 반대로 통역에 별 관심 없는 것처럼 보인다는게 문제였습니다.
내용 기억에 급급해서 제가 평상시에 쓰던 저의 화술이나 제 원래 모습이 완전히 가려졌던 겁니다.
일단 머릿속에 넣어놓기 바쁘고, 발화를 할 때는 머릿속에 있는걸 꺼내놓기 바빠서 흔히 '퍼포먼스'라고 부르는 부분을 너무 간과했습니다. 이것도 너무 뻔한 방법이지만 통역하는 내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두고 돌려보면 좋습니다.
아니면 혼자 있을 때 친구에게 편하게 말을 전달해준다고 생각하고 부담없이 통역을 연습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연습할 때 한두번 쯤은 통역의 완성도가 아니라 퍼포먼스에 주안점을 두고 연습해보는 거죠.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는게 좋습니다. 그리고 가장 보기 좋은 모습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돈?여유?건강!
돈.. 어려운 문제입니다. 지금 돌아보면 조금 더 고생스러워도 일을 할걸 그랬나? 싶기도 합니다. 저는 올해 공부를 하면서 영상 번역 작업을 쭉 해오기는 했습니다. (짠내나는 페이) 하지만 작년부터 나름 꽤 오래 준비해와서 올해 합격이 최대 목표였기 때문에 모든 것을 공부에 맞췄습니다. 그래서 큰맘 먹고 이 일도 시험 직전 두 달은 쉬었습니다. 상황이 허락해주는 한 공부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상황이 허락해주는 한에서요! 일하면서 공부하는게 못할 일은 아닙니다.
쉬는 것도 공부에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매일 달릴 수는 없잖아요.. 스스로에게 어느 정도의 여유는 주어야 합니다. 건강이 중요하니까요.. 잘 챙겨먹고 휴식도 공부에 포함된다는 점을 잊지 맙시다 우리! 높은 효율은 쉼에서 나온다! 허리 건강 챙기세요!! 바른 자세로 앉기. 그리고 가능하면 운동을 하면서 공부해도 좋을 것 같아요.
비교와 끊임없는 현타
비교는 정말 백해무익합니다. 다른 수기에서도 찾아볼 수 있듯,, 누구나 남과 비교하고 누구나 힘든 시간은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이걸 피하려면 첫째, 어떻게 해도 나보다 잘하는(혹은 잘하는 것 같아 보이는) 사람이 존재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둘째, 비교는 백해무익하다는 점을 잊지 말고, 셋째, 그냥 내 갈 길을 내 속도로 가면 됩니다. 우리는 분명히 각자만의 장점이 있습니다. 에일리가 인스타그램에 쓴 유명한 글이 있습니다. 한 번 읽어보세요. You are very much on time.
시험
1차는 선생님이 짚어주신 주제와 크게 다르지 않은 주제가 나왔습니다.
다만 올해 한불 청취 요약은 생각보다 길었습니다. 그래서 1차 스터디를 하신다면 평소보다 짧거나 긴 텍스트로 연습을 한 번 해보세요. 길면 어떻게 요약을 해야할지 고민해보고, 짧다면 어떻게 칸을 너무 많이 남기지 않을지 미리 생각해보는게 좋습니다.
에세이는 전년도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평소에도 신문을 자주 읽는게 도움이 됩니다.
참고로 저는 1차 시험이 가까워오면서 아이디어 정리 스터디도 했습니다. 현안 몇 가지를 정리하고 관련 주장(찬반, 원인, 결과, 해결책, 등등)을 쭉 정리했습니다. 아이디어가 바로바로 생각이 나지 않는다면 이것도 도움이 돼요!
2차는
먼저 이름 물어봐주시고, 이름 뜻이 뭐냐고 여쭤보셨습니다.
처음부터 성일치가 틀렸던게, 리 자가 배 리 자인데 과일 배, poire를 le poire라고 했습니다. 최정화교수님이 으잉 하는 표정이셨지만 꿋꿋하게 모른척 le fruit, le poire! 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불한 유튜브에서 트위치로 게임스트리머들 이동
한불 최정화 교수님이 이집트 대사 만나신 경험담 + 이집트에서의 한류 가 나왔습니다.
불한에서는 유튜브에서 트위치로 넘어가는 이유가 수익성 때문이다 라는 점을 못 잡았고
한불은 시제가 아주 들쭉날쭉 성수 일치도 다 틀리고 크고작은 실수가 많았습니다. 게다가 이집트와 클레오파트라 발음을 틀리게 했습니다.
들어가기 전에 너무너무 떨렸는데 어차피 저를 거의 처음 보는 분들이기 때문에 오히려 학원에서보다 덜 떨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결국 떨어지면 다시 못볼 분들이고, 지금 잘하면 나는 잘하는게 된다, 이게 제일 중요하다는 마음으로 최대한 침착하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신기한건 시험장에서 한 통역이 살면서 해본 통역중에 제일 빠른 통역이었을 것 같습니다.
약간 속도감 있게 가는건 좋지만 너무 빨라도 실수하기 쉬운데 시험 당일에는 너무 긴장해서 속도조절이 잘 안됐습니다. 성수일치.. 시제.. 사소한 실수가 너무 많아서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이건 약간 웃긴데 불한 통역을 할 때 브누아 교수님이 처음에 je ne sais pas si vous aimez le jeu video 이런 식으로 말씀 하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처음 말한 문장이 '당신이 게임을 좋아하시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였습니다. 당신.. 첫 단어로 쓰기엔 너무 센 당신..
말이 많아도 세상 너무 많네요..
마지막으로
스터디에 욕심내지 마세요! 스터디 너무 늘리면 복습도 못하고 감당이 안됩니다. 제가 실제로 그랬어요. 내가 소화할 수 있는 만큼만 스터디를 잡으세요. 복습할 시간까지 꼭 계산해서 스터디 일정을 짜세요.
학생들 위해서 애써주신 선생님들께 정말 감사합니다. 특히 이미숙 선생님!!! 그렇게 많은 학생들을 꼼꼼히 봐주셔서 감사해요. 선생님 한마디 한마디가 힘이 됐습니다. 딱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말씀 해주셔서 제가 선생님 믿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이제와 고백하지만.. 정말 선생님이 저 통역 시키실 때 화내지 않았어요 ㅠㅠ 화가 났다면 그건 오로지 제 자신에게만 난 화인걸요.. 믿어주세요.. 늘 선생님께는 감사한 마음 뿐인걸요.. 선생님은 정말 제 수험생활의 비타민이셨어요.
문장구역도 제가 작년에 혼자 공부하면서 버릇을 잘못 들여서 문장구역이 통역보다 무서웠는데 선생님이 저 안 하는거 아시고 챙겨주셔서 감사했어요. 이렇게 조금씩 해나가는게 중요하니까요!! 정말 선생님 덕분에 컸습니다..
그리고 꼼꼼하게 봐주신 고동은 선생님, 이슬아 선생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선생님들 덕분에 힘든 수험생활 잘 날 수 있었어요~
그리고 함께 이 어려운 길을 헤쳐온 모든 분들!! 감사해요. 좋은 분들 만나서 마음이 따뜻합니다. 다들 따뜻한 연말 납시다. 감사해요!
앞으로 이 길을 걷고자 하는 분들도 이 글이 부디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