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번역대학원 입시

2024학년도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불번역과 합격 수기 - 강*림

작성자 강*림

작성일 2023.12.14

조회수 216

소개의 말


안녕하세요, 2024학년도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불번역전공에 합격한 강*림입니다.
앞서 발표된 외대 합격생들의 수기를 수차례 읽으면서, 저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소망했는데요, 이렇게 글을 쓰게 되어 감사할 따름입니다.
예전의 제가 그랬던 것처럼, 통대에 도전해도 될까 망설이실 분들께, 또 한 해 동안 함께 고생하신 선생님들과 수강생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제 경험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입시 전


저는 2016년 국내 대학의 불어불문학과에 편입하여 처음 불어를 배웠습니다. 편입생이기 때문에 곧바로 3학년 신분이었지만 수업은 ABCD 부터 배우게 되었습니다. 학교를 다니면서는 DELF B1을 취득했고, 이후의 자격시험은 치르지 않았습니다. 불어로 일을 하며 삶을 꾸려가고 싶었지만, 당장 관련 업무를 하거나, 통번역대학원을 준비하기에는 실력도, 상황도 마땅치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일단 직장 생활을 했고, 틈틈이 공부를 이어갔습니다. 이제 도전해 봐도 되겠다!라는 마음과 함께 입시를 시작할 당시의 실력은 B1~B2 사이였던 것 같습니다.


학원 수강 내역


12~3월 시작반
4~7월 실전반 & 작문반
8월 원어민 구술반
8~10월 이대 실전반


작년 12월부터 오프라인으로 쉼 없이 수강했습니다.
첫 수업이 시작된 주에, 근무하던 직장에도 마침표를 찍었던 기억이 납니다.


수업에 관하여 &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


1) 시작반 수업


저는 강남 - 화성을 오가는 출퇴근러였기에 퇴근길이 종종 두 시간이 넘어갈 때가 있었습니다. 긴 퇴근시간을 활용해 프렌치마스터 강의를 듣곤 했는데요, 동 사이트에서 통대 입시 샘플 강의를 듣게 된 어느 퇴근길에 불현듯... 나도 할 수 있겠는데?! 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첫 수업을 들었을 때, 와~ 크게 잘못 생각했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영상을 보며 편히 앉아서 눈으로 하는 통역과, 현장에서 마이크를 잡아야 한다는 부담은 정말 다른 것이었습니다...^^ 다행히 첫 수업 날엔 상당 시간 동안 OT(수업과 통번역대학원에 대한 전반적 설명)가 있어서, 뒷 문단 통역을 맡은 제게 마이크가 돌아오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처음 마이크를 잡았을 때, 손뿐만이 아니라 온몸이 덜덜 떨렸는데요, 저와는 달리 왠지 떨지 않는 것 같은 분들께 여쭤보니 다들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니 처음 오셨을 때 너무 떨리더라도 계속 연습해 보셨으면 합니다. 용기 내서 한마디라도 하고 집에 가는 날은 감회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12월에는 이후의 다른 달과 비교하면 수강생이 적었습니다. 한 해의 마지막 달이라 그런지, 무언가 시작하기에는 마음이 동하지 않거나 상황이 여의치 않나 봅니다. 1월부터 본격적으로 수강생들이 오는데, 저는 이때도 크게 놀랐습니다. 앞선 달에 소수의 인원으로 천천~히 해나가던 수업이 1월이 되면서 점차 속도가 붙었는데요, 이때 새로 온 친구들이 큰 어려움 없이 척척해나가는 듯 보였기 때문입니다. 저는 한 달의 예열 없이 1월부터 시작했었더라면 쉽게 적응하지 못했을 것만 같다는 감상이었습니다.


또 너무나 잘 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감탄하기도 하고 왠지 초라해졌다가 울적해지기도 하는 나날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학원을 다니면서부터 이제껏 나지 않던 실력에 속도가 붙고, 성취욕도 더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남과의 비교를 미뤄두고 어제보다 나아진 자신에 집중하는 것을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혼자 공부를 하면서 정체기에 있는 것 같거나, 실력에 자신이 없어 도전이 망설여지는 분들, 막연하게라도 통대에 열망이 있으신 분들 모두 가능하다면 입시 준비가 시작되는 12월 일찍부터 수업에 참여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되돌아보면, 시작반 때는 학원을 오가는 일이 왜 그렇게 힘들게 느껴지던지… 학원으로 향하는 버스에서 멀미가 나고 학원에 도착했을 때 이미 체력이 방전되는 일이 부지기수였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지레 겁을 먹어서, ‘바보 같은 내 모습을 또 보겠구나….’하는 부담에 그 처음 시작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많은 것을 해결해 주었습니다. 여전히 떨리긴 하지만 전보다 훨씬 편한 마음으로 마이크를 잡을 수 있고, 끝내는 학원 가는 길도 즐거워졌으니까요.


그리고 수강생들의 이런 마음을 모두 꿰뚫고 계시는 듯한 이미숙 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


처음에는 힘들 것이다.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학원에 오지 않고 줌(화상) 강의를 듣고 싶더라도, 웬만하면 오는 게 좋다. 줌에서는 스피커를 통해 소리도 더 잘 들리고 마음이 편해서 발화가 잘될 수는 있지만 마이크를 잡고 익숙해지는 게 중요하다. 너무 힘들면 한 달에 하루만 빠지기~^^’ 와 같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솔루션과 위로들, 지치지 않는 열정과 밝은 목소리로 해주시는 재미난 수업들 덕분에 저도 지치지 않고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언젠가 번역 과제를 첨삭해 주셨을 때, “이 정도면 이대 장학생!”이라고 코멘트를 적어주셨는데요, 그 칭찬의 말씀 한마디에 정말 뛸 듯이 기뻤습니다. 지금도 일종의 부적처럼 느껴져요.ㅠㅠ


2) 실전반 > 이대 실전반 수업


학원 수업은 대체로 문장구역/ 통역/ 에세이/ 청취 요약/ 번역 등의 수업을 필요에 따라 수업 시간 내 배분하여 다루게 됩니다. 시작반 > 실전반 > 학교별 실전반으로 갈수록 타이트하게 진행되고 각 항목의 비중이 달라집니다. 실전반에서는 이미숙 선생님과 이슬아 선생님 두 분을 모두 만나 뵐 수 있는데요, 요일을 달리하여 수업을 진행해 주십니다. 실전반에 익숙해졌을 7월 무렵, 이미숙 선생님과의 면담을 통해 본격적으로 입시를 준비할 학교를 선택하게 됩니다. 학원에 발을 들이기 전부터 단호하게 특정 학교를 정하는 것보다는 수업을 들으면서 조금 더 마음이 가거나, 자신 있는 쪽으로 약간의 방향성을 가지고서 선생님께 의견을 여쭙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대 실전반을 선택했고 번역과를 희망했습니다. 사실 저의 경우, 처음부터 마음속에 두고 있던 사항이긴 합니다만 수업을 통해 저를 파악해가며 더 큰 확신을 가지고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외대 실전반의 경우 문장구역과 통역 외에도 에세이 및 청취 요약 시험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이대 실전반의 경우 통역, 문장구역 그리고 매 수업의 마지막 50분 정도를 번역 시험 준비에 할애합니다. 먼저 문장구역을 통해 어떤 주제를 다룬 후, 해당 주제와 관련한 새로운 텍스트를 50분간 번역하는 것입니다. 초반에는 [한 > 불]을 주로 연습하고 점차 [불 > 한]과 번갈아가며 연습했던 것 같습니다.


이대 실전반을 수업해 주신 이슬아 선생님께도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피드백에 관해서라면 언제나 냉철하신 선생님이셨지만 수업 시간이나 쉬어가는 시간에 들려주시는 진솔한 이야기들, 또 수강생들의 이야기에 보여주시는 관심들이 정말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사실 긴장감 속에서 수업을 바쁘게 따라가면서는 잘 몰랐는데요, 후에 동영상 강의 다시 듣기를 하면서 선생님이 두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정말 반짝이는 눈으로 저희를 보시고, 말씀을 들어주시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수업 자체를, 또 저희 자체를 정말 재미있어하시는 모습이었달까요?


그리고 이따금씩 ‘혹여 시험에 합격하지 못하더라도, 덜컥 합격하여 어렵게 따라가는 것보다 오히려 더 나은 준비를 한 뒤에 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와 같은 내용의 말씀들이 참 와닿기도 했습니다. 그런 덕분에 어떤 결과로든지 이 시간이 의미 있는 시간이었음을 상기할 수 있던 것 같습니다.


시험 전 마지막 수업에서 선생님과 동명의 작가인 ㅎㅎ 이슬아 작가의 글을 번역해 주셨는데요, 그 내용이 당장의 내가 무언가 잘 해내지 못하더라도, 타고나지 않더라도 꿋꿋이 하다 보면 결국 뜻을 이룰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에 그 글을 다시 읽으면서 마음이 기분좋게 먹먹했습니다. 지금 다시 생각하니 눈물이 조금 나요 ㅎㅎ


저희의 엉뚱한 통역, 번역 실수에도 재미있게 웃어주시고, 처음에는 너무도 말수가 적었던 저희를 이끌어 화기애애한 수업을 만들어 주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ㅠㅠ!!


3) 작문반 수업


일찍부터 번역과를 희망했기 때문에 작문반 수업도 병행했습니다.



제 실력은 이때까지만 해도, 번역에 대한 이해는 고사하고, 문장구조조차도 쉽게 파악할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작문반의 수업 형식은 문장구역 후 번역으로, 이대 실전반에서 진행하게 될 수업 형식의 일부와 같습니다.


이슬아 선생님께서는 매 수업에서 수강생들이 제출한 번역을 다음 수업 때 첨삭하여 나누어 주시고, 선생님 버전의 번역을 제시해 주십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명확하고, 보편적으로 자주 쓰일 수 있는 구문들로 구성해 주시기 때문에 통역이나 번역을 연습할 때 활용도가 높습니다. 또한, 하나의 문장을 여러 가지 형태로 제시해 주실 때도 있습니다. 꼭 한국어의 주어를 따라 불어의 주어를 생성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를 이것으로 했다가, 또 저것으로도 해보고 여러 문장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유연한 사고와 분석력을 기를 수 있던 것 같습니다.


선생님의 문장들을 읽는다면 “와! 그래, 이렇게 쓰면 되는데!”라든지, “와 이렇게 표현할 수 있구나 대박이다!” 같은 감탄을 자주 뱉게 될 것입니다. 감탄에 그치지 않고 능동적으로 배워서 익혀두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4) 원어민 구술반 수업 (루이 선생님)


평소 청해에 어려움이 있고, 원어민과 대화한 경험이 적어서 퍼포먼스를 조금 끌어올려 보고자 구술반 수업을 듣게 되었습니다.



번역을 희망하긴 했지만, 말하기 연습이 시너지를 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시간이 촉박할 때는 하나에 집중하는 편이 좋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저는 8월 한 달간 구술반 수업을 들었고 무척 만족했지만, 시험이 임박한 9월부터는 실전반만 들으며 집중했습니다.


구술반 수업 방식으로는, 한 주의 화젯거리를 미리 탐색하고 수업 시간에 짧게 발표합니다. 대체로 1~3분 남짓의 발표였는데요, 역량껏 주제와 의견을 전달하면 되고, 발표 후 관련 주제에 관한 의견을 주고받습니다. 수강생들의 발표와 이어진 토론이 모두 끝나면 루이 선생님께서 준비하신 자료를 나눠주시며 그것을 읽고, 발음을 고치고, 모르는 표현에 대한 질문과 답변 시간을 가진 뒤, 다시 한번 내용에 관한 토론을 하게 됩니다.


한 번의 수업에서도 여러 가지의 시사적인 주제를 다루기 때문에 입시 준비에도 아주 좋고, 자연스럽고 정확한 불어 표현, 관용적 표현를 많이 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이 아주 유머러스하십니다. ㅎㅎㅎ 또 아주 열정적이고 친근하시기 때문에 혹, 수업 시간보다 일찍 도착했을 때 먼저 와 계신 선생님을 마주하게 된다면 많은 대화를 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저는 불어로 하는 대화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 시간이 초큼 두려웠어요!^^)


본격 시험 준비


1) 번역 스터디


이대 실전반 수업 시작 전, 스터디 모집 게시글을 통해 연결된 친구들과(번역 1지망 수강생들) 함께 스터디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진행 방식은 이미숙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방법을 참고하였는데요, 전체 인원을 절반으로 나누어서 두 팀을 꾸린 후, 각 팀이 서로서로 번역할 만한 자료를 찾아 제시해 주는 방식입니다. 분량/시간/첨삭 등 세세한 방식은 편의에 따라 다르게 할 수 있는데요, 저희의 경우 초기에는 학원 수업이 끝난 직후 50분가량 [불 > 한] 또는 [한> 불] 한 방향의 번역을 하고, 익일까지 공유 문서에 자신의 번역본을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이후에는 모여서 쓰지 않고 따로 작성한 뒤 공유하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따로 첨삭을 하진 않았고 다른 사람의 번역을 보면서, 또 다채로운 텍스트들을 접하면서 번역에 익숙해질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여기에 첨삭까지 더한다면, 정확한 첨삭을 위해 공부를 더 많이 하게 될 수도 있고 틀렸는지 몰랐던 부분을 짚어볼 수도 있겠지만 자칫 잘못된 첨삭을 한다거나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적용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소수의 인원으로(3인) [불 > 한] 스터디를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한 > 불] 번역의 경우, 내용의 이해에는 큰 문제가 없고 표현만 잘 해내면 되는 데 반해, [불 > 한]은 해석부터 막혀버리는 일이 왕왕 있었기 때문에, 잘 모르는 표현이나 단어가 나오더라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또 어휘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많은 텍스를 접하기 위해 실시했습니다.



같은 문장을 두고 비슷하면서도 다른 번역이 탄생하는 것을 보고 큰 재미를 느꼈던 것 같습니다. 같이 스터디했던 친구들이 저와는 다르게 꼼꼼하며 억지스럽지 않고 담백하게 내용을 잘 담아내는 것을 보면서 많이 배웠고, 또 각자 다른 성격의 텍스트들을 가져와준 덕에 재밌고 유익하게 많이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2) 뒤늦게 깨달은 것들


학원 자료는 너무 너무 많아서 미뤄두면 결국 보지 않게 됩니다. 미루지 말고 오늘 분량은 오늘이나 내일 안으로 해치워 버리겠다는 마음으로 하신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이슬아 선생님께서 추천해 주신 방법이었는데요, 네 저는 못했습니다. ㅠㅠ 이런저런 구멍이 많은 터라 처음으로 돌아가서 기본을 채우는 데 시간을 쓰기도 하고, 제대로 된 공부 방법을 몰라서(혹은 모른척해서) 흘려보낸 시간이 꽤 긴 것 같습니다.


시험에 임박해서야 복습 다운 복습을 하게 되었는데요, 그때는 주로 학원 자료, 그중에서도 작문반과 이대 실전반의 번역 자료를 보았고, 카페에 올라오는 외대 실전반 주제어 시험 자료도 활용했습니다. 통역 2지망을 접수했던 터라서, 키워드만큼은 이것저것 챙기고 싶었습니다.


저는 오답노트도 아주 늦게 했는데요, 가급적이면 일찍 시작해서 자주 틀리는 요소들과 약점을 파악하고, 반복해서 틀리는 일이 없도록 연습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확신이 없는 상태로 멋진 단어를 찾아 문장을 써내는 것보다는 문법 실수를 줄이고 간결하고 담백하게 적어내는 것이 훨씬 제대로이며, 멋집니다.


[불 > 한] 번역의 경우에도 오역이 난 부분이 있다면, 내가 문장구조를 몰랐던 것인지, 어휘력의 문제인지 등 약점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또 뭐에 홀린 듯이 황당한 오역을 낼 때도 있는데요, 번역을 마친 후에 아쉬운 일이 없도록 차분히 검토를 하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pire를 premier로 해석하는 등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문장이 ‘직관’에 관한 내용이어서, 직관이란 무릇 감각적으로 ‘단숨’에 파악하는 일이라고 생각했기에 저도 모르게 ‘한눈에, 처음’과 같은 내용이 뒤따를 것으로 생각해버린 탓입니다. 올바른 번역을 위해 항상 자신을 의심해야겠습니다.



[불 > 한] 번역의 핵심은 오역을 최대한 줄이는 것입니다. 가끔 번역한 문장이 좋다고 칭찬을 받으면, 오히려 마음이 참 부끄러운 적도 많았습니다. ‘그다음 문장은 오역일텐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기본도 모르면서 멋을 부린 느낌이랄까요 ㅠㅠㅠㅠㅠ 언젠가 들었던 선생님의 표현을 빌려보자면 저는 대담하게 번역하는데, 그래서인지 오역도 대담할 때가 많았습니다 ^^;;;;;;;




3) 시험 전 준비와 당일


시험 전날까지 최대한 많이 공부하되, 일정 시간부터는 잠을 푹 자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시험 바로 전 날 정말 정말 피곤했음에도 불구하고, 밤 11시부터 시험당일 새벽 5시께까지 잠들지 못하고 눈만 감은 채 있었습니다. 정말 많이 긴장했던 것 같습니다. 또 시험 한 달 정도 전 부터는 좋아는 하지만 몸에 잘 맞지 않는 음식(커피, 매운 음식)들도 멀리하려 했습니다.


안 하던 공부를 오랜만에 해서 그런지 정말 이상하게 손가락과 발가락이 아프기도 했습니다. 그때 한참 손으로 직접 써가며 연습을 많이 했었는데, ‘손을 많이 써서 그럴 수 있다~~~ ’라는 진단과 함께 진통제를 먹으며 시험날 갑자기 확 아프지만 말아라…. 하며 지냈고, 걷는 데에는 상당히 문제가 있을 정도라서 충격파치료를 받으며 어찌저찌 수상하지 않게 걷는 정도로는 만들어 놨습니다. (여담이지만 충격파 치료를 아시나요? 충격적이게 아픕니다.) 시험이 끝난 지금은 신기하게도 별문제가 없는 것 같아요. ^^


그리고 아침 일찍 비가 쏟아지던…. 그리고 갑자기 너무 추웠던 대망의 번역 시험 날에는! 최대한 제 단점을 피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대담한 번역(오역)을 하지 않도록 말입니다. 어느 정도로 신중을 기했냐면요, Colomb라는 인명이 나왔을 때, 맥락을 보아 99.9% 콜럼버스라고 생각했지만 아주 혹시라도 싶은 마음에 콜롱브라고 음차 했을 정도입니다. (시험장을 나온 뒤 이것을 두고 많은 후회를 했습니다. ^^)


또 [불 > 한] 번역에서도 억지로 장식한 표현은 쓰지 않는다! 제대로 아는 것만 쓴다!라는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시간 배분은 평소 연습했던 대로 잘 이루어졌습니다. 저는 연습 때 보통 [불 > 한]은 30분 이내로 먼저 끝내 놓고, 남은 시간을 [한 > 불]에 할애하고, 또 여남은 시간은 검토와 정정하는 데 썼습니다. 시험 당일에도 각각 30분 /50분가량 1차적으로 간결하게 빠르게 썼고, 남은 시간 동안 정말 많은 내용을 검토하고 고칠 수 있었습니다. 오역부터, 관사 및 수 일치 등의 기본 문법 실수, 문장을 놓치고 다음으로 넘어간 부분은 없는지 등등. 그리고 번역하기 너무 까다롭다! 싶은 문장들 앞에서는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앞 뒤 문장과 엮어서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그마저도 불가능하다면 과감하게 생략했던 것 같습니다.


2지망 통역 시험


저는 입시 접수가 시작된 이튿날에 접수하였는데요, 그때 벌써 번역 1지망 순서 중 11번째가 되었습니다. 그 번호는 2지망인 통역 시험의 가장 마지막을 장식하는 번호가 되었습니다.


시험장 문을 노크하기 전 심호흡 한 번 크게 하고 들어가는 게 모의고사 때나, 시험 때나 긴장완화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모의고사 때보다 오히려 시험장에서 덜 떨렸던 걸 생각해 보면, 그간 학원에서 마이크를 잡아본 게 역시나 적절한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작년에는 ㄱ 모양으로 세 분 교수님들께서 앉아계셨다고 들었는데요, 이번에는 일렬로 앉아계셨던 기억입니다. 그 외에 특별한 사항은 없었습니다. 시험과 관련해서는...키워드가 multitache인 불한통역이었는데 줄곧 멀티태스킹이 아니라 멀티 테이킹이라고 말하고 나온 기억밖에는 없네요 ^^ 하! 이마저도 시험이 끝난 후 담소를 나누다가 알게 되었습니다. 비록 잘 못했지만 아는 만큼, 기억나는 만큼만 떨지 않고 담담하게 펼치고 나왔습니다.


쓰다 보니 말이 너무 길어졌는데요, 제가 학원에 오기 전에, 또 입시 준비하는 내내 합격수기 읽으며 많은 도움이 되던 터라 제 글 역시 준비를 시작하시는 다른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미흡하지만 적어봤습니다!!


글을 마치며, 올해 같이 수업을 들은 여러분들께...



작년 12월부터 지금까지 학원을 통해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비록 대화를 나누지 못했어도 수업 듣는 모습을 보며 많은 귀감이 되고, 동경의 대상이 된 분들도 있고, 공부도 함께하고 지친 마음을 함께 긴 긴 수다로 달랠 수 있었던 친밀하고 좋은 인연도 있었습니다. 모두 한 해 동안 고생 많으셨고요 학교에서도, 또 다른 곳에서도 좋은 인연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함께 스터디를 했던 친구들에게 또 이대 실전반 강의를 함께 수강한 전우ㅜ들에게 특히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싶습니다. 모두 고생하셨어요 감사해요!!!!!!!!!!!!!!!!!!!!!!!!!!!!! ♡